명동성당과 용산신학교

1898년 완공 직후 명동성당의 모습. 사적 조선시대 초기 천주교 신자들이 모여 천주학을 공부하던 명례방의 위치에 세워진 명동성당. 현재 사적 제258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1839년 순교한 앵베르 주교, 모방 신부, 샤스탕 신부의 유해가 모셔져 있다. 

2016년은 병인대박해가 있었던 1866년으로부터 150년이 되는 해입니다. 또한, 이승훈이 처음으로 세례를 받고 돌아와 조선 천주교회의 역사가 시작된 1784년으로부터 232년이 되는 해입니다. 

예전에 이벽과 이승훈, 정약종과 같은 조선의 초기 가톨릭 신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교리서를 공부하고 신앙집회를 갖던 명례방, 그리고 김대건 신부가 활동하던 돌우물골 근처에는 이제 명동성당이 세워졌습니다. 명동성당은 파리 외방전교회의 지원을 받아 1862년에 건축을 시작하여 완공까지 6여 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 자리한 명동성당은 서울 시민이라면 한 번쯤은 가봤을법한 명소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명동성당의 제단 밑 지하에는 1839년 순교한 앵베르 주교, 모방 신부, 그리고 샤스탕 신부의 유해가 모셔져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나아가 명동성당의 붉은 벽돌은 한국의 순교자들이 묻혀있던 곳의 흙으로 구워졌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더욱 많지 않을 것입니다. 

명동성당에 순교자의 유해가 모셔져있다면, 선교사와 신자들이 순교했던 새남터 근처에는 용산 신학교가 세워졌습니다. 1902년에 준공된 용산 신학교에도 많은 순교성인의 유해가 모셔져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사제를 보내달라는 조선 신자들의 요청에 아무도 답하지 않을 때, 자신이 조선으로 가겠노라 자진하였던 브뤼기에르 주교의 유해도 있었습니다. 조선 신자들을 보기위하여 멀고도 험난한 길을 걸었으나 도중에 병사한 브뤼기에르 신부는 살아생전 끝내 조선 땅을 밟지 못하였으나 조선 선교라는 그의 소망은 이루졌고, 선교사의 순교가 끊이지 않았던 새남터 옆에는 이제 늠름한 신학교가 세워져있습니다. 

명동성당 현재의 모습.우리나라 최초의 본당이자 한국 천주교회의 대표적 상징으로 초대 주임 신부였던 코스트 신부가 설계하였으며 순수한 고딕양식 구조의 건축물이다. 

 

파리에서 한국으로, 한국에서 프랑스로

지금도 한국에는 파리 외방전교회에서 파견된 프랑스 선교사가 활동 중입니다. 임경명(Emmanuel Kermoal) 신부는 1974년 한국에 입국하여 지금까지 한국에서 43년간 선교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는 미아리와 난지도 등 한국의 노동자들이 있는 곳을 찾아 그 곳에서 신자와 비신자 모두와 함께 지내왔습니다. 홍세안(Miguel Roncin) 신부 또한 40여 년을 한국에서 선교사로 지내다 얼마 전 프랑스로 귀국하여 파리 외방전교회 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홍세안 신부는 오랜만에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본인은 한국 선교사이기 때문에 한국에 있는 것이 더 좋다고 이야기합니다. 

반대로 프랑스에도 한국에서 파견된 한국인 선교사들이 활동 중입니다. 프랑스 르망(Le Mans) 지역에는 그 곳 교구장의 요청으로 이영길 신부, 오은규 신부가 프랑스로 사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르망 지역은 1856년 조선에 도착해 1866년 병인대박해 때 순교한 베르뇌 주교가 있던 곳입니다. 130년 전에는 프랑스 선교사가 조선으로 은혜를 나누러 갔다면 지금은 한국에서 다시금 복음을 전하러 프랑스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오은규 신부가 프랑스로 가기 위해 한국에서 불어를 공부하던 때에 그에게 불어를 가르쳐주던 프랑스인 신자가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신부님, 지금 프랑스는 가톨릭 국가도 아니고 아프리카와 같은 선교지일 것입니다. 용기를 잃지 마세요, 0부터 다시 시작하세요”라고 말입니다. 

프랑스에 도착하여보니 프랑스 신자의 말대로 프랑스는 정말 사제도, 신자도 매우 적었다고 합니다. 오은규 신부는 현재 다른 사제와 단둘이서 53개의 성당을 맡아 돌보며 ‘0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프랑스 선교활동 중입니다. 

르망 지역의 마메르스 성당 주임신부인 크리스티앙 마멜 신부는 한불수교 130주년이 지난 오늘날, 한국 땅에서 꽃 피는 역동적인 기독교와 가톨릭적인 삶의 모습을 보고 하느님의 은총은 돌고 도는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조선 천주교회의 시작과 프랑스 선교사들의 순교, 그리고 한국 가톨릭의 성장은 우리에게 선하신 하느님의 은총을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변함없이 신실하신 하느님의 은총은 역사 속에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 신자들의 삶 속에 돌고 돌면서 그의 선하심으로 오늘도 우리를 이끌고 계십니다.